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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은 자기머리로 해야한다

splsky 2021. 12. 28. 21:13

오늘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이거다.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라는 작품이고, 독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가 1818년에 그렸다. 그림 속 주인공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돌산을 정복한 이후인 건지, 조난당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내 상황에 빗대어 해석하련다.

한치앞도 안보일 정도로 뿌연 안개 속에서 홀로 길을 잃었던 주인공은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결심한다. 꾸역꾸역 산을 오르기로. 그리고 안개를 조망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산 정상에 도착해서야 갈피를 잡는데 성공한다. 

어제 오늘 너무 괴로웠다. 누군가한테 도움을 청했다면 금방 해결됐을 거다. 어쩌면 그게 더 빨리 해결됐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온전히 내 머리로 끝까지 고민하고 방법을 강구해봤다.(본의 아니게) 그랬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시야가 맑아졌다. 너무 맑아져서 방금 전까지 하던 고민이 보잘 것 없이 느껴졌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선명해졌다.

큰 고민이 생긴 경우,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하지만 그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자기 머리로 뚫어내는 수밖에는 없더라. 인생선배든, 애인이든, 가족이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은 축복이지만 스스로 감내해야할 때가 분명히 온다. 그러니 앞이 안보이면 일단 산을 오르자. 혼자서 조난당했다면 답은 그것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