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소위 '성공한 인생'이라는 표현을 꽤 자주 접한다. 어릴 때부터 간절히 원했던 꿈을 이뤘거나, 큰 돈을 번 경우 주위 사람들은 박수 갈채와 더불어 성공해서 부럽다는 선망의 눈길을 보낸다. 그동안은 이 표현에 대해서 크게 고민해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궁금증이 들었다. 유니콘 기업의 창업가는 성공한 사람인가? 만약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긴 바로 다음날 망한다면? 어제까지는 성공한 사람이었는데 오늘부터는 실패한 사람인건가? 성공은 오늘 찾아왔다가 내일 사라질 수도 있는 건가? 도대체 '성공한 인생'의 정의는 누가 내리는 걸까?
인생 이외의 많은 영역에서는 '성공'의 정의를 내리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스포츠의 경우에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곧 성공이다. 금메달이 목표였다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성공이다. 시험의 경우에도 성공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통과하면 성공이다. 통과하지 못하면 이 역시 성공이라고 보기엔 무리다. 그렇다면 인생에서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곧 성공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인생의 성공 여부는 '목표'를 올바르게 설정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우리는 목표를 명사 형태로 설정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 '100억 벌기', '판검사 되기' 등 말이다. 인생은 끊김없이 계속된다. 끝인 줄 알았는데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원하던 대학에만 입학하면 행복 시작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전역만 하면 장밋빛 인생이 펼쳐져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원래 인간은 '명사'로 이루어진 목표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저것만 가질 수 있으면 여한이 없을 것 같지만 막상 손에 넣게 되면 별거 아니다. '명사'로 이루어진 모든 성취는 금방 잊혀진다. 오히려 그 성취가 야기하는 변화 속에서, 이전에는 만나보지 못했던 고난들이 줄줄이 우릴 기다릴 뿐이니 스트레스만 더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명사 대신에 '동사'로 이루어진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사실 인생이라는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목표설정 - 달성을 위한 고군분투 - 성취(재도전)'으로 이뤄진 사이클의 무한반복이다. 이 사이클 내에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목표달성과 고군분투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즉 과정이 우리 인생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그리고 동사형 목표는 그 속성상 결과보다는 과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목표가 동사로 이뤄지게 되면,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정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차피 우리가 세운 결과는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줘야 달성가능하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운이 나빴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정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동사형 목표를 많이 계획하고 실천하는 이는 인생의 대부분을 행복하게 산다. 많이 행복한 삶이 성공적인 인생이지 뭐 별거 있겠나. 결과는 목표로 삼을 수 없고, 우리가 목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행동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편이 더 행복하고 더 성공적인 인생을 가져다준다.